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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어려운 건강관리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의외로 쉽게 극복하거나 해결하거나 대응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전제 때문입니다. 사람은 젊은 시절이니까 또는 대부분 건강한 상태로 살아갈 것처럼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면 문득 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거나 주변 분이나 친지들의 건강 문제에 부딪칠 경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당혹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자신이 직접 부딪치지 않는 한 이런 문제에 관하여 알지도 못하고 환자의 느낌을 공유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인간 본연 상 자신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필자도 그랬습니다.
어머니께서 최초로 수술을 받았을 때도 그랬고 두번째 수술을 받았을 때도 그랬습니다. 세 번째는 좀 나아졌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내가 어머니 입장과 고통을 정확히 이해했을까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큽니다. 몇 년간을 치매 수발을 들면서도 갑자기 대소변 문제가 발생하니 기저귀와 관련된 지식도 없었고 갈아주는 방법이나 조합해 사용하는 것도 몰라서 고생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이미 치매가 깊어져 요양원으로 모신 직후에 발생한 복막염으로 세 번째 수술을 받았을 때, 입원하고 계신동안 간병인이 하는 모습을 보고 질문을 하면서 그때서야 비로소 기저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참 부끄럽습니다.
오늘부터는 필자가 겪은 치매 진행에 관한 경험과 체험한 지식들 -매우 사소하지만-을 남기고자 합니다. 모쪼록 여러분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보호자는 초기에 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선 대다수의 가족이 처음에는 치매의 시작이라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단순한 노화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아까운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사실 어떤 것이 치매의 증상이라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또 치매는 남에게서만 일어나는 병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예 생각이나 염려를 하지 않기 쉽습니다. 필자도 그랬습니다.
1. "깜빡하는 건 나이 들면 당연하지"라는 생각 (노화 오인)
2. "옛날 일은 기가 막히게 기억하니까"
3. 환자들의 능숙한 '가짜 대답' (작화증)
4. 기억력이 아닌 '의외의 증상'으로 찾아올 때
✅ 음식 맛이 변했다거나 자꾸 이것저것을 섞는 행위, 말도 안되는 양념을 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필자는 어머니께서 차려주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이상을 느꼈지만 화만 냈고 세 번째 같은 경험을 하면서 비로소 이상을 감지했습니다. 후에 생각해 보면 화를 낼 때 어머니의 당혹스러운 표정이 지금도 생각이 나고 후회됩니다.
🔍 단순 건망증과 초기 치매를 나누는 결정적 차이
본인도, 보호자도 인정하기 싫어
1. 환자 본인이 인정하기 싫어하는 이유 (질병 소실, 두려움)
✅ 뇌 기능 저하로 인한 증상 (질병 소실):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로, 뇌 세포 손상 때문에 정작 본인은 자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안노소그노시아)가 많습니다. 진짜 몰라서 억지를 부리는 것일 수 있습니다. 식사를 하지 않고도 (안심시키기 위해) 식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이상한 요리를 합니다.
✅ 존엄성을 잃을 것이라는 공포: 자신이 치매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인생이 끝났다'거나 '가족에게 짐이 된다'는 극심한 두려움과 절망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기억이 안 나도 "내가 피곤해서 그래", "네가 말을 안 해줬잖아"라며 방어 기제를 작동시키고 화를 내게 됩니다.
2. 보호자가 인정하기 싫어하는 이유 (심리적 충격, 낙인 효과)
✅ 부모님·배우자에 대한 신뢰와 상실감: 평생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인지 능력을 잃어간다는 사실을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 너무나 힘듭니다. "설마 우리 엄마가?", "그냥 나이 들어서 깜빡하시는 거겠지"라며 단순 노환으로 치부하고 싶어 합니다.
✅ 치매에 대한 사회적 낙인: 치매라는 진단을 받는 순간 가족 전체가 겪게 될 경제적·정신적 고통, 주변 시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진단 자체를 미루고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현실 부정의 장기화가 가져오는 위험성
✅ 초기 약물 치료 기회 상실: 치매 약은 완치약은 아니지만, 초기에 쓸수록 인지 기능이 나빠지는 속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습니다. 필자는 놓쳤지만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 가족 간의 갈등 심화: 치매인 줄 모르면 보호자는 환자에게 "왜 자꾸 똑같은 걸 묻냐", "일부러 그러냐"며 짜증을 내게 되고, 환자는 상처받아 우울증이나 공격성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 이 장벽을 부드럽게 넘어가는 방법
만약 가족 중 치매가 의심되지만 본인과 주변에서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접근이 도움이 됩니다.
✅ '치매'라는 단어 꺼내지 않기: 병원에 갈 때 "치매 검사하러 가자"고 하면 100% 거부합니다. "종합 건강검진 받을 때가 됐다", "국가에서 무료로 해주는 노인 건강검진이다", "잠을 잘 못 주무시니 신경과에서 영양제나 처방받자"는 식으로 달래가면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 노인성 건망증과의 차이 관찰하기: "힌트를 줘도 아예 기억을 못 하시는지", "돈 계산이나 길 찾기 등 늘 하던 일에 실수가 잦아졌는지" 보호자가 냉정하게 관찰하고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매의 진행 단계별 증상
1. 초기 치매
✅ 최근의 기억부터 감퇴하며, 최근 약속이나 대화 내용을 자주 잊어버리고 같은 질문을 반복합니다.
✅ 요리나 금전 관리 등 복잡한 도구적 일상생활에는 어려움이 생기지만, 세수나 식사 및 옷입기 등 기본적인 생활은 혼자서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성격 변화, 불안, 우울감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2. 중기 치매
✅ 오래된 과거 기억까지 손상되며, 시간과 장소를 혼동하는 지남력 저하가 심해집니다. 이 때 외출 후 집을 못 찾는 일이 발생합니다. 꿈과 현실이 얽혀 혼란하거나 하루 종일 전철을 타고 왔다 갔다 하거나 자신의 현재 위치를 잊거나 목적을 상실하게 됩니다.
✅ 혼자서 옷을 입거나 씻는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 수행도 어려워져 타인의 도움이 점차 필요해집니다.
✅ 환각, 망상, 공격성, 배회 증상 등 정신행동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고 필자의 어머니는 다행히 이러한 증세는 보이지 않았지만 누군가를 보고싶다는 주장을 하면 한 달이 지나도 잊지 않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3. 말기 치매
✅ 인지 기능이 저하되어 가족을 하나둘씩 잊기 시작하고 기초적인 의사소통만 가능하고 표현력이 없어지며 묻는 말에 대답하는 정도가 됩니다. 얼굴의 감정표현도 줄어들게 됩니다.
✅ 인지 기능이 극도로 저하되어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고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 보행이나 거동이 어려워져 침상에 누워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대소변을 완전히 가리지 못하며 식사 기능도 저하됩니다.
단계별 보호자 대처 요령 및 돌봄 방법
1. 초기 치매 : '자립 존중'과 '미래 준비' 단계
환자가 아직 많은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실수를 지적하기보다 자존감을 지켜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험으로 보아 이 때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식사를 거를 확률이 높아집니다. 산책 등도 보호자 없이는 안 하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돌봄 방법
✅ 자립 기회 주기: 옷 입기, 가벼운 산책, 식사 등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 하게 두어야 합니다. 혼자 식사는 안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거나 준비해 주어야 합니다.
보호자 대처 요령
✅ 지적 및 반박 금지: 환자가 틀린 말을 하더라도 "방금 말씀하셨잖아요"라며 따지거나 다투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울증이나 분노를 유발합니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대화를 통해 들어주고 실행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 미래 준비: 향후 간병 대책, 재산 관리, 성년후견인 제도 활용 및 장기요양등급 신청을 미리 알아보고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장기요양등급은 주간보호센터나 추후 발생할 요양원을 이용하기 위해서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국민건강관리 공단에서 진행합니다.
2. 중기 치매 : '안전 확보'와 '정신행동 증상 대처' 단계
기억 장애가 심해지고 환각, 망상, 배회 등 까다로운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합니다.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는 단계는 인지하기 힘듭니다. 환자도 이 때에도 정신이 있는 편이고 자기주장이 센 편입니다. 특히 실종에 대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필자는 초기 진단을 받은 후 주간보호센터에 입소시켰습니다. 활동과 어울림, 신체운동, 식사, 약복용 등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돌봄 방법
✅ 안전한 환경 조성 : 가스 밸브 차단기 설치, 미끄럼 방지 매트 깔기, 칼이나 위험한 물건 감추기 등으로 사고를 예방합니다.
✅ 실종 예방 : 배회 가능성에 대비해 환자의 옷에 연락처를 적어두거나, 배회감지기(GPS tracker)나 치매 안심 팔찌를 착용시킵니다. 배회감지기는 구청 등에서 보급하고 있으나 수량의 제한으로 받을 가능성이 적습니다. 필자는 구글 전화 찾기 앱을 설치해서 위치를 파악했습니다. 다만 구글 정보는 상당히 늦는 편이라 실종 시 실시간 추적은 불가능합니다. 일정한 금액의 현금을 가방 등에 넣고 자주 설명을 해주면 비상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현관에 자동 도어락을 내부 키락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보호자 대처 요령
✅ 망상 대처법: "누가 내 돈을 훔쳐 갔다"고 의심할 때, "안 훔쳤다"라고 화내며 맞서지 말아야 합니다. 우선 "돈이 없어져서 속상하시겠어요"라고 감정에 공감한 뒤, "제가 같이 찾아볼게요"라며 주의를 다른 곳(간식, TV 등)으로 돌려야 합니다. 필자의 어머니는 이런 증상이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대화를 해가며 감정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짧고 명확한 대화: "화장실에 가서 세수하고 옷 갈아입으세요"처럼 복잡하게 말하지 말고, "화장실에 갈까요?", "세수해 볼까요?"처럼 한 번에 하나씩 쉽게 지시합니다.
3. 말기 치매: '신체 돌봄'과 '존엄성 유지' 단계
돌봄 방법
보호자 대처 요령
✅ 비언어적 소통: 말을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부드러운 눈빛, 따뜻한 손잡기, 다정한 목소리 톤으로 보호자의 애정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표현을 못하기 때문에 세심하게 환자를 살펴보고 하나하나 물어가면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시설 및 전문 서비스 이용: 이 시기에는 가정 돌봄에 한계가 오므로,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등 전문 시설 이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필자의 경험으로 보아 적극 추천합니다. 보호자도 사람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으며 가정보다는 전문인이 있는 쪽이 일반적인 세심한 관리가 되고 온습도 등 환경도 더 좋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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